#독서챌린지 김광민 <나는 왜 소년범을 변호했을까>
2023.03.13시작 - 2023.03.16완독
★★★★☆
넷플릭스에서 재밌게 보았던 소년심판이 생각나서 책을 집었고, 목차중 흥미로운 제목 하나를 골라 읽고 적잖게 충격받아 구매해서 읽었다. 저자는 소년범을 변호하는 변호사이며, 자신이 맡은 사건 몇몇을 소개하며 현재 위기청소년에 대해, 소년법에 대해, 소년범죄와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청소년은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 되기 위해 배우고 경험해가는 존재다. 그 배움과 경험의 절대치는 성인에게서 나온다. 즉, 청소년의 어떠한 행동 뒤에는 반드시 '어른'이 존재한다. / 나는 왜 소년범을 변호했을까, 김광민
모든 사람들의 행동에는 주변 환경의 영향이 필히 따른다. 하지만 행동을 판단함에 있어 청소년이 미성숙하다고 생각한다. 고작 19살, 20살 차이가 대수냐 싶다가도 나는 실제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가치관과 생각이 많이 바뀌었고, 성숙해졌다고 느낀다. (물론 지금도 성숙한 어른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20살이 되면 사회는 갓 사회초년생에게 요구하는 것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책에서 가장 회의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소년범에 대한 엄벌, 소년범과 위기청소년에 대한 사회의 시선이다.
먼저, 엄벌에 대해.
청소년 범죄의 초범률은 줄었으나 재범률이 늘고있다고 한다. 이미 사회와 격리된 아이들은 사회화를 겪지 못한 채로 사회로 나오고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다. 난 소년원에 보내고나서 사회로 나오게 될 때 국가에서 해주는 지원이 없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찾아보니 취업선도위원회라고, 소년원 출소를 앞둔 아이들의 사회 적응을 돕는 단체가 있다고 항다. 그럼에도 계속 비행을 일삼고 사회화가 되려고 노력하지 않는 청소년들은 나는 그냥 범죄자라고 규정짓고 차라리 사회와 격리되었으면 하는 게 솔직한 마음이다. 소년범을 사회와 격리시키는 게 옳은가? 묻는다면 아니라고 대답하지만 그들이 사회를 바라지 않은 것이다. 아이들이 사회로 가고싶은 의지가 없는데... 그들이 다시 범죄를 저지르면 분명 피해자가 존재할테고, 그렇다면 분노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소년범의 부모도 참 답답했다. 청소년의 그릇됨은 옳지 않은 지도에서 비롯되고 그게 아니라면 방치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아니, 이렇게 키울거면 왜 애를 낳았는가 비난하고싶다. (책을 읽으면서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아들을 두고 떠난 엄마라니...참 흔하지만 기구한 이야기고, 나는 엄마도 , 남겨진 아이도 안타까웠다. 엄마가 새로운 삶을 사는 것은 다행이었으나, 남은 아들은 결국 범죄자가 되었으니.... 참... ... 제발 우리나라는 가정폭력에 너무 안일하고 관대한듯...ㅁㅊ...)
마지막으로 사회의 시선에 대해.
참... 그렇다. 사회문제이니 무관심하다가 사건이 날 때만 비난하고 혐오하는.. 그런데 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긴 한다. 엄연히 피해자가 존재하는 범죄를 일으키는 자들이니 말이다. 하지만 그들이 청소년임을 감안하면 그들에게 하는 언행을 조심히 할 필요성은 느낀다. 어떤 스탠스로 그들을 봐야할지 아직도 모르겠다. 범죄에 대한 혐오가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저 사회가 저 아이들을 저렇게 만들었구나, 해야할까. 그러나 피해자들에게 까지 관대한 시선을 바라진 말자.
여러 사연을 읽으며 범죄에 만만한 아이들을 꼬드기는 어른들에게 참 화가 났고, 많은 선택지 중에 범죄를 선택한 아이들에게 화가 났고, 사회에 깔려있는 청소년에 대한 혐오와 편견을 깨달았다. 참 개선해야될 게 많은데 제발 제자리걸음이 아니길 빈다. 세상이 바뀌길 희망하고, 힘쓰는 사람들에게 무력감을 주지 말자.
+) 책을 읽은 후에 자료들을 찾기 위해 검색중... 요즘 스마트폰의 보급과 무분별한 정보들이 난무하는 시대에 촉법제도를 악용하는 청소년의 비율도 간과할 수 없을 것 같다. 물론 이런 기사들도 청소년 혐오에서 나온 기사라고 생각하지만 참 없는 사실이 아니란 점에서 충격...ㅠㅠ 아이들을 교화 시키려는 제도와 시설에 많은 지원이 필요할 듯. 막상 정치인들이 지 주머니만 채우고 싶어하고 기득권에게 돈 주고 싶어서 안달난 놈들이 많다는 게 문제다.
처음 난 제목만 봤을 떈 나를 혼쭐 내주는 책인줄 알았다. 평소 난 자기주장이 강하고 고집이 여간 똥고집이 아니기 때문에 (아) 받아들이는 태도를 배워야 하는데~ 라고 생각하여 이 책을 위시에 담아놨다가 수현씨에게 선물 받았다 ㅜ.ㅜ (감동!!!!!!!)
그리고 완독 후... ... 받아들이는 태도의 필요성을 배웠으나 난 전혀 혼나지 않았다..!!!!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라는 말은 나를 향안 불안한 생각의 카오스에서 야, 네가 생각하는 그 불안이 틀릴 수도 있잖아? 하고 건네는 말이었다. 아아... 별안간 위로받는 여성이 되었다.
사실 난 나를 가르치는 글을 되게 안 좋아하는데 (나랑 사상과 신념이 안 맞으면 그 사람이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너무 싫어서 못견딤.) 저자의 말에 100%동의는 아니지만, 자신의 뜻을 내게 가르치려는 게 아니라 공유하는 느낌이고, 태도가 무척 겸손하여 불편함을 못 느낀 것 같다. (쓰여진 문체도 습니다체로 번역이 된 것도 한 몫하는 듯) 내가 배우고 싶은 부분만 속속 받아들여도 괜찮은... ... 아무튼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것 같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너무 대단하다고 착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비욘 나타코 린데블라드
인간이 겪는 심리적 고통 대부분은 자발적인 것이며 스스로 초래한 고통입니다.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비욘 나타코 린데블라드
'세상이 이렇게 했어야 한다'는 생각은 늘 저를 작고 어리석고 외롭게 만듭니다.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비욘 나타코 린데블라드
책에서 특히 인상깊었던 것은 통제하려는 마음을 다스리는 법 (ㅋㅋ)을 알려주는 이야기들이 많았던 것.
나 스스로 통제력이 굉장히 높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것 때문에 멘헤라가 됐을 정도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기 때문에 그럴 때마다 어떻게 해야하는지 강의를 들은 기분...ㅠㅠ
우리 머리가 미래에 대해서 들려주는 내용은 실제의 미래가 아닙니다. 기억과 경험에 기반을 둔 단편적인 그림이요, 스케치일 뿐이지요. 우리는 살아오면서 실제로 벌어진 일의 극히 일부분만 기억합니다. 게다가 그 기억은 격한 감정에 따라 형성되고 결정됩니다.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비욘 나타코 린데블라드
우리의 마음은 감정적으로 두드러졌던 일, 특히 어렵고 고통스러웠던 일을 기억하도록 프로그램이 짜여 있습니다.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비욘 나타코 린데블라드
우리가 과거라고 부르는 것은 실제로 벌어졌던 일이 아닙니다. 흔히 감정적으로 격양된 상황에서 선별한 단편적 조각에 불과합니다. 그런데도 그 조각들은 우리가 투영하는 미래를 위한 기초를 제공하고, 우리가 상상하는 미래를 위한 토대다 됩니다. 그것은 미래가 아닙니다. 우리의 가정이고 추측일 뿐이지요. 확실히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 누구도요.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비욘 나타코 린데블라드
불안해질 때 되새기며 마인드 컨트롤 하기 좋을 것 같은 구절을 가져왔다. 그렇지. 인간은 과거의 모든 사실을 기억하는 게 아니라 단편적인 조각으로 구성되어 있는 과거를 기억하는 것 뿐이다. 그런 기억을 기반으로 미래를 걱정한다니, 쓸데없는 걱정이라는 생각이 팍 들었다.
무언가를 통제하는 게 얼마나 나에게 해로운 것인지 새삼스레 깨닫고, 더 부드럽고 지혜롭게 살자 다짐하게 됐다.
나에게 짐을 쥐어주는 행위는 삼가자. 그렇게 삶의 질을 높이자.
이 책을 읽고 어린이라는 세계의 따뜻함을 느꼈고, 어른은 어린이를 어떻게 대하는가 생각하게 됐다. 반성도 많이 하고.
먼저, 어린이라는 세계에 대해 느낀 건 정말 따뜻하고, 의젓하다는 것. 이 책은 동네 책방에 가서 샘플 책을 읽다가 70페이지 만에 여러 번 눈물이 핑 돌아 구매하기로 결정한 책이었다. 어른이 생각하지 못하는 걸 어린이들은 생각하고, 어른이 생각하는 것 또한 어린이들도 생각한다. 인상 깊었던 어린이는 선생님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선물하며 짧은 편지를 함께 건넨다. 내용은 이렇다.
"이 책이 선생님한테 있잖아요? 하지만 다 똑같은 책이어도 이 책엔 제 마음이 있어요."
...정말이지 '이럴수가'였다. 애물단지가 될 뻔한 선물을 이런 마음과 함께 보내준다면 너무 사랑스러워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 될 것이다. 이렇게 마음을 표현하는 데에 거리낌 없는 게 사랑스러웠다. 어린이한테 많이 배운다.
그리고 책에서 어른들이 어린이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 여러 사회 이슈도 꼬집는다. 아동학대 사건, 노키즈존, 아이들이 나오는 TV프로그램(아빠 어디가,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많은 이슈들 중 공통분모인, 짚고 넘어갈 수밖에 없는 어린이 혐오에 대해 생각해봤다. 나 스스로 가장 놀라고 반성했던 건 '착한 어린이'라는 프레임을 씌우는 것 또한 어린이 혐오라는 것. 어른들은 의젓하거나, 조용하거나, 얌전한 어린이들을 칭찬하며 '착한 어린이'라는 프레임을 씌운다. '착한 어린이'라는 것을 경계해야겠다는 생각은 처음 들었다. 그건 옳고 그른걸 가르치는 교육과는 다르다는 것을. 어린이 흉내도 어린이의 무지함을 조롱하는 의도 또는 귀엽고 얌전한 모습만을 사랑하는 어른들의 혐오에서 생겨난 거 같다고 생각했다. 어린이는 당연히 무지하다. 어른들은 어린이의 무지가 정말 잘못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질문 해 본다.
(어린이는 모르는 걸 배우려는 의지가 강하지만, 어른들은 모르는 걸 배울 생각도 안 한다. 에휴. )
난 어린시절의 나를 떠올리기보단 현재 어른인 내가 어린이를 어떻게 대하고 있었는지 많이 되돌아보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어린시절의 좋은 기억은, 나쁜 기억보다 조금 가는 것 같다. 나도 억울했던 기억과 그 때의 감정은 여전히 생생하지만 좋았던 경험은 흐릿하다. (없진 않지만.) 그럼 나는 훌륭한 어른은 어렵더라도, 적어도 어린이에게 나쁜 기억을 심어주지 않는 어른이 되자고 다짐한다.
흠... 좋았다, 아니다라고 한다면 아니다에 가깝다.
둘녕의 어린시절이 내겐 지루할법한 향기가 났기 때문일지도 모르고 전반적으로 밝지 않고 우중충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소설이지만 판타지보다는 현실이었고, 캐릭터가 나의 기대한 만큼의 성장을 이루지 못했다.
어린시절부터 함께 성장했다는 느낌을 받았기에 성장이 크게 와닿지 않았던 걸까?! 가까이 있고, 자주 보는 사람들의 변화는 잘 눈치채지 못하는 것처럼...
스토리 사건전개가 극적이고, 자극적인 걸 바라진 않았지만..나에겐 잘 읽히지 않던 책이어서 그랬나, 그냥 계속 흐린 하늘이 계속 된 느낌.
비가 내려도 그저 타닥타닥... 습한 냄새가 날 뿐인 비였다. 중간까지 언제 갑자기 큰 사건이 일어날까 마음졸였다가 점점 그 기대가 하락했다.
무엇보다 그냥 중간 사건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생각한 이야기가 결말로 적혀져 있어 매우 실망함.
(다른 사람의 감상이 궁금해서 포스팅 몇개를 찾아봤는데 예상하지 못했다는 감상이 몇몇 보였다. 왜지..?!)
그래, 드라마적인 요소의 강약이 미묘해서 그렇게 재밌다고 느끼지 못한 것 같다. 너무 옆에서 일어나는 일 같아서... ....
시나리오에서 위기는 긴장감을 주고, 재미를 주지만 실제상황에서의 위기는 웃지 못하지 않나. 그런 느낌?!
하지만 옆에서 일어나는 일 같아서 울었던 장면이 있다면 둘녕이 너무 애어른스러울때마다. 그럴때마다 안타까웠고, 가슴이 답답했다. 눈칫밥을 먹을 수 밖에 없는 환경에서 의젓하게 자라는 모습이, 아무리 가족이어도 '그런 대우' 를 받는 모습들이. 수안과 둘녕, 둘을 무척이나 서로를 위하지만 서로에게 닥친 일들을 어떻게 해결해줄 수 없는 상황들이..
우리는 서로에게 무엇인가 해주어야 한다고, 사랑하니까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믿지만, 실은 그렇지 않은지도 모릅니다. 그 아이는 내게 많은 걸 바라지 않았다는 걸 나중에서야 깨닫습니다. / 잠옷을 입으렴, 이도우
그래도 좋았던 건, 수안과 둘녕의 좋았던 기억들. 둘이 죽고 못살아 의지하며 지낸 기억들, 서로 다른 친구가 생겨 귀여운 질투를 했던 기억 등등...
덧.
수안은 글 쓰는 걸 좋아했는데, 스고 싶던 이야기중에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가 있는 걸 보고 ....<날씨..>팬으로써 밑줄을 냅다 그을 수 밖에 없었다. <날씨...>가 출간되기 전 책이기 때문에 ... 흑흑.
#독서챌린지 이도우 <밤은 이야기하기 좋은 시간이니까요>
2023.01.27 시작 - 2023.02.04 완독
★★★★☆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를 읽고 임은섭에 미쳐있었기 때문에 이 산문집은 제목부터 임은섭의 향기가 나서 냅다 읽었다.
(임은섭은 그냥 이도우였던 거임... 임은섭이 너무 좋아서 결국 작가님한테 인스타 DM을 보냈었는데, 은섭이는 본인의 이상형이기도 하고, 본인이 되고싶기도 한 인물이라고 답장이 왔었다. 너무 좋았음 ㅠㅠ)
이도우 작가의 문장은 정말 꾸민 것 같지 않고 담백한데 또 엄청 서정적인 거 같다. 그런 다정한 글들을 읽어나가면 그냥 글을 읽는 게 아니라 작가랑 수다떠는 기분이 든다.
이런 일이 있었어~ 하고 이야기해주면 피식 웃으면서 공감하게 되는.... 워낙 위트있는 분이신 것 같음. 별 거 아닌 일상도 다른 시선으로 보며, 재밌게 이야기 하니..과연 소설가구나.
특히 존인의 소설 인물들을 종종 언급하셔서 너무 좋았다. 소설을 읽고 이 산문집을 읽으면 훨씬 재밌을 것 같다.
좋았던 문장이 많아서 전부 발췌하면 책 한 권이 나올듯...
밤에 쓴 글은 다음 날 밤에 읽으면 되는 것을. 언제나 밤에 읽으면. 새삼 촛불 냄새를 부끄러워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 밤은 이야기하기 좋은 시간이니까요
+중간중간 수록된 나뭇잎 소설들도 다 재밌게 읽었는데, 마지막에 수록된 '어둠 속의 대화'는 읽지 못했다. 수요일에 '어둠 속의 대화' 전시를 체험하러 가기로 예약했는데 보아하니 소설 속에 전시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는 것 같아서.... 소리지르며 책을 덮을 수 밖에 없었음. (ㅋㅋ)
✿ 두또 ✿
02.09 | 15:36
마지막 나뭇잎 소설까지 완독.
역시나 전시 가기 전에 그냥 다 읽었으면 너무 아쉬울 뻔했다.
#독서챌린지 김성중 <국경시장>
2023.01.27 시작 - 2023.02.04 하차
★★☆☆☆
정말 안 읽히고 혼란스럽고 다크한 분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8편의 단편중 4편을 읽고 그만 읽기로 했다.
불쾌할 정도로 직시되는 현실과 정신을 괴롭히는 판타지(비현실)이 그야말로 그로테스크... 그만큼 작가가 모두가 외면하고있는 인간 내면의 욕망과 추함을 엄청 관찰했다는 건 느껴짐.
하지만 감성이 맞지 않았던 탓인지 난 작가의 문장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고, 단편집임에도 불구하고 내내 이 단편소설이 언제 끝날지 기다리며 읽었다. 이왕이면 난 행복한 글을 읽고싶은 것 같다. 아직은 내공이 부족해서 힘들어...ㅠㅠ
이 얘기를 규리에게 해주니 규리는 오히려 흥미가 생긴다고 읽어본다고 함 (ㅋㅋ) 규리의 감상도 궁금하다.
언젠가 내공이 쌓이면 다시 읽어볼 수 있겠지만 일단은. 여기까지 읽고, 다 읽은 4편에 대한 감상글을 남겨놓는 걸로.
<국경시장>,<쿠문>,<관념 잼>, <에바와 아그네스> 4편의 소설중에서는 국경시장을 가장 재밌게 읽고, 나머지는 히..힘겨웠다.
<국경시장>
기억을 팔고 물고기비늘을 산다.
인물들은 결함을 가지고 있다. 종류는 달라도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게 결함일테다. 주인공 일행은 국경시장에서 안 좋은 기억부터 팔기 시작하지만 어느새 정신을 차리면 기억을 전부 팔아버려 껍데기만 남아버린다.
지워버리고싶은 기억도 다 나를 이루는 일부다. 일부가 사라지니 전부 망각하며 목적을 잃는다.
쪽팔린 기억, 화가나는 기억, 슬픈 기억까지.. 그런 경험이 없었다면 내가 있고, 성장할 수 있었을까?
나는 항상 내가 실수를 저지른 사람에게 적의를 품는다. 그들은 내 약점의 목격자이기 때문이다. /국경시장
가장 인상깊었던 문장이다. 나를 방어할 수 있는 것도 곧 나의 실수때문이라는 것.
나는 다소 낙관적이고 희망적인 메세지가 좋다.
그러므로 나의 모든 기억들이 안녕하길. 이런 감상.
한편으로는 죽을만큼 지우고싶은 기억이란 뭘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음.
<쿠문>
목숨과 재능이 바꾸는 병, 쿠문에 대한 이야기
질투 대신 재능을 위해 목숨을 내놓을 용기를 가졌다는 것이다. 그는 재능이 가져다줄 미래가 아니라, 재능 그 자체를 바라는 사람이었다. /쿠문
주인공의 심리묘사를 보고 너무 심연을 들여다본 것 같아서 충격먹었다.. 열등감과 재능, 욕심이라는 소재는 사람을 꼭 죽음으로 이끄는 것 같다. 욕망이란 게 결코 나쁜 건 아니지만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라 그런듯 하다. 난 극단적인 인물에겐 다소 공감하기 힘들어 하는듯.
시시한 행복은 언제든지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므로.
<관념잼>
....난해하다. 정신이 혼란스러운 글이었다.
메세지가 뭔지도 모르겠다. 내..내가 관념잼상태인 것 같음(ㅋㅋ)
심지어 자꾸 작가가 메타적으로 나타나서 더 카오스였다.
<에바와 아그네스>
미녀와 장애인은 시선 속에서 살아간다는 점애서 같지. /에바와 아그네스.
너무기분나쁜문장이라 기억에남는다.
다른건 모르겠고 중간중간 볼드체로 쓰인 문장이 너무 거슬린다.
역순으로 나열되어 더 아름다운점은 무엇일까? -나는 잘 모르겠음.-
#독서챌린지 이도우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2023.01.23 시작 - 2023.01.24 완독
★★★★★+★ (추가 별은 은섭이에게 바친다.)
나는 내가 이도우 작가의 소설이 안 맞는줄 알았다.
18살때 오디오드라마로 이도우<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을 먼저 접했는데 내용이 와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연함 18살이 30대의 사랑얘기에 공감할 수 있을리 없음)
...근데도 과거의 내가 이 책을 사놨더라. 이해는 안 되지만 덕분에 나는 너무 가슴설레고 즐겁게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안 읽었느면 어쩔뻔!) 이도우 작가의 글.. 너무 좋다. 진짜 글을 잘 쓴다는게 이런 거구나 백번느꼈다 ㅠㅠㅠ
책의 배경은 한겨울을 지나 눈이 옅어지는 초봄까지다. 겨울에 이 책을 읽게 되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겨울날, 따뜻한 이불속에서 몇시간 내내 붙잡고 있었는데, 나도 '굿나잇 책방'에 대한 애착이 잔뜩 생기고 말았다.
장르는 가족, 로맨스 소설이고 캐릭터가 진짜 진국이다...
때문에 책에 대한 코멘트는 캐릭터 이야기를 위주로 해볼까 한다...
※오타쿠의 주접주의, 스포주의
스포주의
소설은 삶에 지친 주인공이 시골로 도망쳤다가 사랑에 빠지고, 낯선 사람들과 부딪치며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한다는 내용이다.
드라마 반, 로맨스 드라마 반이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장르다. 이런 장르는 사건들의 긴장감이 그리 딴딴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가는 필력과 캐릭터로 승부했고, 완전히 성공했다고 본다. 캐릭터 묘사가 굉장히 디테일하다. 드라마를 끌고가는 캐릭터가 강하니까 사건이 거창하지 않아도 충분히 몰입할 수 있었다.
목해원: 30대 초반의 여성, 미대입시강사이며 삶에 지쳐 서울살이를 접고 강원도로 도망친다. 처음에 해원이의 멘헤라 상태가 조금 힘들었다. 덩달아 기운빠지고 날카로워 지는 기분을 받았다. 건드리면 펑, 하고 터질 것 같은데 겉으로는 잘 모르겠다는 점까지. 해원은 휴식을 위해 시골로 왔지만, 그곳에서 이모와 갈등이 생겨버리고 속이 새카매지는데 은섭이라는 남자애가 신경쓰이기 시작한다. 아주 서서히 말이다. 그래서 '굿나잇책방'의 알바까지 하게 된다.
해원은 굿나잇 책방에서 만나는 낯선 사람들, 그리고 동창들과 부딪치며 성장한다. 그리고, 은섭과 사랑에 빠지고 한결 부드러운 모습이 된다.
그리고 이모의 고백을 받았을 때, 해원은 딜레마에 빠지지만 도망이 정답이 아님을 알았고 스스로 정리 하기 시작한다. 다시 서울로 돌아가서 방치해두고 외면 했던 일들을 정리하고, 이제는 헤매지 않는다.
임은섭: 30대 초반, 해원과 동창이며 강원도 시골에서 '굿나잇책방'을 운영한다. (참고로 이 소설은 임은섭이 다했다.)
솔직히 이 남자는 너무 보잘것 없다. 안정적인 벌이나 직업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인건비도 안 남는 언제 망할지 모르는 작은 책방에서 독립출판도서를 팔고 있는 비전이라곤 없는 남자다. 그런데도 그의 낭만과 깊이가 그를 사랑할 수 밖에 없게끔 한다. 은섭은 매일 일지를 쓴다. 그것도 비공개글로 매일. 이걸로도 임은섭이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는데, 작가는 은섭이의 비밀 일지 내용을 전부 공개하여 캐릭터를 묘사했다. 게다가 그의 일지에 재치와, 감동을 다 여기다 담아버려서 읽는 동안 내내 난 은섭이의 일지가 나오길 기다리게 됐다. 일지에는 주로 책방에 관한 것, 자신의 일상에 관한 것, 사랑에 관한 것 등등이 쓰이는데, 특히 돋보이는 건 캐릭터의 욕망이자 낭만인 'H를 향한 짝사랑' 이다. 일상을 쌓고, 책방을 운영해나가는 것, 가능하다면 H와 특별한 관계가 되는 것. 이게 전부인 캐릭터인데, 그래서 더 좋다. (당연하다. 독자는 당연히 여주에 자연스레 이입하니까 여주보다 남주가 상대를 더 사랑하길 원한다. ... 적어도 나는 그렇다.) 은섭은 해원과 달리 부드럽고, 따뜻하다.
매력적인 캐릭터는 상처가 있는법... 은섭도 상처가 있는 캐릭터지만 참, 단단하다고 느꼈다. 마음속의 상처와 슬픔을 굉장히 덤덤하고 강하게 이겨내는데, 그게 보고있으면 더욱 마음이 미어지곤 한다.
불행할 조건이 갖춰졌는데 어째서 불행하지 않는 거야. 라는 폭력적인 질물. 그 질문이 옳은가. ...한참 생각해봤지만 역시 아니었다. (중략) 내게 고마운 사람들이 있는데 굳이 불행해야 할 이유는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그날 산을 내려왔던 기억. /굿나잇책방 블로그 비공개글 posted by 葉 발췌
해원이 서울로 떠났을 때도, 하필 비슷한 날 사촌형한테 친구가 얻어맞고 자신도 얻어맞았으며 책방도 적자에, 스쿠터도 팔고 여러모로 힘들 때였다. 산에서 쓰는 그의 일지에는 '여기까지만 생각하자. 안 그러면 다 그만두고 싶어질지도.' 라며 마지막 맺는데......... 결국 난 눈물이 왈칵 터졌다. 걱정 없어보이던 녀석이 자신을 조금 보여주는 건 블로그 비공개글 뿐이다. 그와중에 사랑하는 여자까지 위로해주고 힘을 실어주는데 진짜.... 눈물은 줄줄 나오고, 글자는 읽어야겠고, 힘겹게 눈을 벅벅 닦으면서 두 사람을 응원했다.
은섭은 안정된 삶을 원하진 않았다. 마음 한켠 불안은 있었지만 불행하지 않고, 그저 있는 것에 감사하며 사는 것. H와 특별한 관계가 되는 것을 원했다. 은섭은 정말로 살다보니 원하는 걸 (대충은) 다 이루며 살고 있었다. 멋진녀석...ㅠㅠ
마지막으로 굿나잇책방에도 짧은 코멘트를.
정말 따뜻했다. 소설속 공간이 굿나잇책방이 될 때면 나도 그 책방 모임에 낀 기분이었다. 사람들과 같이 떠들고, 구운 과일을 먹는 기분 (ㅋㅋ)
너무너무 좋았다. 이 매력적인 공간까지 임은섭의 장소라니. (말도안돼..너무 좋아......................)
청소년 소설의 딱 그런 무드.. 귀여웠다.
단태희가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라 느껴졌고, 가까이서 보면 참 딱하고 이 아이가 잘 됐으면 좋겠다고 응원하게 되더라.
율무는 딱 평범한 정도의 선함, 그정도의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아이, 하지만 이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긴 하다.
솜이는 책의 메세지 그 자체...
...
마지막 '코코아향'이 제일 두근거린 포인트였다 ㅋㅋㅋㅋㅋㅋ
가벼운책 읽으려고 유명한 청소년 문학 골랐는데 생각보다 취향이 아니라 흠, 빨리 읽긴 했지만 그냥, 아 다읽었다. 이정도.
<초대>
'가시'는 누구에게나 존재하며 특히 많은 여성들에게 박혀있을 것이다. 나를 억압하는 폭력, 가스라이팅 등 종종 마주하게 되는 지극히 일상적인 폭력말이다.
하지만 주인공을 초대한 의문의 여성이 진짜 의문으로 남는 게 내가 별로 안 좋아하는 스타일(ㅋㅋ)
<습지의 사랑>
개인적으로 가장 취향인 이야기였다. 너무 사랑스러운 로맨스 소설이었기 때문에!! 무지하게 짧은 사랑 이야기인데도 이렇게 공감할 수 있고, 캐릭터가 사랑스럽게 느껴질 수 있게 하다니........
근데 또 갑자기 자연친화적(ㅋㅋ)인데, 이 단편집에 실리기엔 붕 뜨나 싶은데 또 그건 아니다. 호러키워드와 사랑키워드가 기가 막히게 들어가기 때문에!
독자들이 이영(숲)과 여울(물)의 사랑을 방해하는 것(무분별한 개발)에 불편함을 느낄 수 밖에 없도록 우릴 그들의 사랑이야기에 완전히 푹 빠져들게 했다...
<칵테일, 러브, 좀비>
유일하게 눈물을 흘린 단편이다. 주인공은 평범한 20대 여성이다. 그 말은 즉 가부장적인 아버지와 불쌍하고 가여운 어머니가 있는 딸이란 것이다. 나 또한 평범한 20대 여성으로써 그의 감정에 동화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단편은 비일상에서 일상을 가장 잘 표현한 이야기 아닐까 싶다. 아버지를 혐오하는 감정, 어머니를 동정하고, 원망하는 감정, 그런 증오의 밑바닥에 깔린 건 사랑이란 것이다.
사실 아버지는 모르겠고 (ㅋㅋ) 엄마가 너무 원망스럽지만 그 누구보다 날 사랑하는 사람도 엄마라는 사실을 문장으로 보니 눈물이 안 날 수가 없더라...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
가장 짜임이 탄탄하고, 단숨에 읽었다.
짜임에 대해 불만은 가진 사람이 있다면 당신이 잘못 읽은 거라고 ㅋㅋㅋ 말해주고싶을 정도!
처음엔 서로 다른 이야기 두 개가 동시에 진행되는 것 처럼 보인다. 이것은 영상물이 아니라 활자이기 때문에 가능한 연출이다. 이때 아, 이 매력에 책을 읽는구나 싶었다.
처음엔 각 이야기의 시대도 모르고 인물의 성별도, 나이도 모른채로 어리둥절 따라가게 된다. 그러다가 두 이야기가 점점 하나의 이야기가 되는 지점을 거치며 긴장감과 드라마가 끊키지 않도록 이야기를 이끌어 결말에 이르게 한다. 이런 거 다 계산하고 집필했을 거 생각하면 넘 감탄이 나옴.
그런데 이 작품에서 짚고 넘어가고 싶은 문제가 하나 있다.
'자녀'이 '엄마'를 살리기 위해 과거로 돌아가 '가정폭력범 아버지'를 죽이려는 이야기와, '여성'이 '스토킹'당하는 이야기 두개가 교차된다.
알고보니 여성은 '과거의 젊은 엄마'였으며 그를 스토킹하는 스토커는 '아들' 이었던 것이다. 와.... 이야기를 이렇게 만들다니, 참 애석하다. (아들입장X)
아들도 결국은 어머니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있던 것이었고, 어머니는 어느 순간부터 이 남자 둘이 있는 가정에서 결코 행복하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나는 이 아들의 행동이 너무 불쾌해질 수 밖에 없었다.
작가가 일부러 풍자를 위해 주인공이 남성이기에 느낄 수 있는 불쾌감을 썼을 거라고 생각된다. (아님말고)
뭐, 남성이 이걸 읽었을 땐, 자기연민과 어머니를 향항 사랑과 죄책감으로 눈물을 흘릴 수 있겠으나 .... 여성 입장에선 아들의 행동 또한 폭력적이었고, 공포였으며 혐오일 뿐이었다.
별개로 너무 재밌었고, 구성도 좋았고, 마지막 단편으로 이 소설을 실은 건 정말 신의 한수인 것 같다. 여운이 길어서 새벽에 별안간 감상을 적고있는 날 발견했다....
<초대>
'가시'는 누구에게나 존재하며 특히 많은 여성들에게 박혀있을 것이다. 나를 억압하는 폭력, 가스라이팅 등 종종 마주하게 되는 지극히 일상적인 폭력말이다.
하지만 주인공을 초대한 의문의 여성이 진짜 의문으로 남는 게 내가 별로 안 좋아하는 스타일(ㅋㅋ)
<습지의 사랑>
개인적으로 가장 취향인 이야기였다. 너무 사랑스러운 로맨스 소설이었기 때문에!! 무지하게 짧은 사랑 이야기인데도 이렇게 공감할 수 있고, 캐릭터가 사랑스럽게 느껴질 수 있게 하다니........
근데 또 갑자기 자연친화적(ㅋㅋ)인데, 이 단편집에 실리기엔 붕 뜨나 싶은데 또 그건 아니다. 호러키워드와 사랑키워드가 기가 막히게 들어가기 때문에!
독자들이 이영(숲)과 여울(물)의 사랑을 방해하는 것(무분별한 개발)에 불편함을 느낄 수 밖에 없도록 우릴 그들의 사랑이야기에 완전히 푹 빠져들게 했다...
<칵테일, 러브, 좀비>
유일하게 눈물을 흘린 단편이다. 주인공은 평범한 20대 여성이다. 그 말은 즉 가부장적인 아버지와 불쌍하고 가여운 어머니가 있는 딸이란 것이다. 나 또한 평범한 20대 여성으로써 그의 감정에 동화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단편은 비일상에서 일상을 가장 잘 표현한 이야기 아닐까 싶다. 아버지를 혐오하는 감정, 어머니를 동정하고, 원망하는 감정, 그런 증오의 밑바닥에 깔린 건 사랑이란 것이다.
사실 아버지는 모르겠고 (ㅋㅋ) 엄마가 너무 원망스럽지만 그 누구보다 날 사랑하는 사람도 엄마라는 사실을 문장으로 보니 눈물이 안 날 수가 없더라...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
가장 짜임이 탄탄하고, 단숨에 읽었다.
짜임에 대해 불만은 가진 사람이 있다면 당신이 잘못 읽은 거라고 ㅋㅋㅋ 말해주고싶을 정도!
처음엔 서로 다른 이야기 두 개가 동시에 진행되는 것 처럼 보인다. 이것은 영상물이 아니라 활자이기 때문에 가능한 연출이다. 이때 아, 이 매력에 책을 읽는구나 싶었다.
처음엔 각 이야기의 시대도 모르고 인물의 성별도, 나이도 모른채로 어리둥절 따라가게 된다. 그러다가 두 이야기가 점점 하나의 이야기가 되는 지점을 거치며 긴장감과 드라마가 끊키지 않도록 이야기를 이끌어 결말에 이르게 한다. 이런 거 다 계산하고 집필했을 거 생각하면 넘 감탄이 나옴.
그런데 이 작품에서 짚고 넘어가고 싶은 문제가 하나 있다.
'자녀'이 '엄마'를 살리기 위해 과거로 돌아가 '가정폭력범 아버지'를 죽이려는 이야기와, '여성'이 '스토킹'당하는 이야기 두개가 교차된다.
알고보니 여성은 '과거의 젊은 엄마'였으며 그를 스토킹하는 스토커는 '아들' 이었던 것이다. 와.... 이야기를 이렇게 만들다니, 참 애석하다. (아들입장X)
아들도 결국은 어머니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있던 것이었고, 어머니는 어느 순간부터 이 남자 둘이 있는 가정에서 결코 행복하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나는 이 아들의 행동이 너무 불쾌해질 수 밖에 없었다.
작가가 일부러 풍자를 위해 주인공이 남성이기에 느낄 수 있는 불쾌감을 썼을 거라고 생각된다. (아님말고)
뭐, 남성이 이걸 읽었을 땐, 자기연민과 어머니를 향항 사랑과 죄책감으로 눈물을 흘릴 수 있겠으나 .... 여성 입장에선 아들의 행동 또한 폭력적이었고, 공포였으며 혐오일 뿐이었다.
별개로 너무 재밌었고, 구성도 좋았고, 마지막 단편으로 이 소설을 실은 건 정말 신의 한수인 것 같다. 여운이 길어서 새벽에 별안간 감상을 적고있는 날 발견했다....
김광민 <나는 왜 소년범을 변호했을까>
2023.03.13시작 - 2023.03.16완독
★★★★☆
넷플릭스에서 재밌게 보았던 소년심판이 생각나서 책을 집었고, 목차중 흥미로운 제목 하나를 골라 읽고 적잖게 충격받아 구매해서 읽었다. 저자는 소년범을 변호하는 변호사이며, 자신이 맡은 사건 몇몇을 소개하며 현재 위기청소년에 대해, 소년법에 대해, 소년범죄와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청소년은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 되기 위해 배우고 경험해가는 존재다. 그 배움과 경험의 절대치는 성인에게서 나온다. 즉, 청소년의 어떠한 행동 뒤에는 반드시 '어른'이 존재한다. / 나는 왜 소년범을 변호했을까, 김광민
모든 사람들의 행동에는 주변 환경의 영향이 필히 따른다. 하지만 행동을 판단함에 있어 청소년이 미성숙하다고 생각한다. 고작 19살, 20살 차이가 대수냐 싶다가도 나는 실제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가치관과 생각이 많이 바뀌었고, 성숙해졌다고 느낀다. (물론 지금도 성숙한 어른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20살이 되면 사회는 갓 사회초년생에게 요구하는 것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책에서 가장 회의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소년범에 대한 엄벌, 소년범과 위기청소년에 대한 사회의 시선이다.
먼저, 엄벌에 대해.
청소년 범죄의 초범률은 줄었으나 재범률이 늘고있다고 한다. 이미 사회와 격리된 아이들은 사회화를 겪지 못한 채로 사회로 나오고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다. 난 소년원에 보내고나서 사회로 나오게 될 때 국가에서 해주는 지원이 없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찾아보니 취업선도위원회라고, 소년원 출소를 앞둔 아이들의 사회 적응을 돕는 단체가 있다고 항다. 그럼에도 계속 비행을 일삼고 사회화가 되려고 노력하지 않는 청소년들은 나는 그냥 범죄자라고 규정짓고 차라리 사회와 격리되었으면 하는 게 솔직한 마음이다. 소년범을 사회와 격리시키는 게 옳은가? 묻는다면 아니라고 대답하지만 그들이 사회를 바라지 않은 것이다. 아이들이 사회로 가고싶은 의지가 없는데... 그들이 다시 범죄를 저지르면 분명 피해자가 존재할테고, 그렇다면 분노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소년범의 부모도 참 답답했다. 청소년의 그릇됨은 옳지 않은 지도에서 비롯되고 그게 아니라면 방치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아니, 이렇게 키울거면 왜 애를 낳았는가 비난하고싶다. (책을 읽으면서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아들을 두고 떠난 엄마라니...참 흔하지만 기구한 이야기고, 나는 엄마도 , 남겨진 아이도 안타까웠다. 엄마가 새로운 삶을 사는 것은 다행이었으나, 남은 아들은 결국 범죄자가 되었으니.... 참... ... 제발 우리나라는 가정폭력에 너무 안일하고 관대한듯...ㅁㅊ...)
마지막으로 사회의 시선에 대해.
참... 그렇다. 사회문제이니 무관심하다가 사건이 날 때만 비난하고 혐오하는.. 그런데 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긴 한다. 엄연히 피해자가 존재하는 범죄를 일으키는 자들이니 말이다. 하지만 그들이 청소년임을 감안하면 그들에게 하는 언행을 조심히 할 필요성은 느낀다. 어떤 스탠스로 그들을 봐야할지 아직도 모르겠다. 범죄에 대한 혐오가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저 사회가 저 아이들을 저렇게 만들었구나, 해야할까. 그러나 피해자들에게 까지 관대한 시선을 바라진 말자.
여러 사연을 읽으며 범죄에 만만한 아이들을 꼬드기는 어른들에게 참 화가 났고, 많은 선택지 중에 범죄를 선택한 아이들에게 화가 났고, 사회에 깔려있는 청소년에 대한 혐오와 편견을 깨달았다. 참 개선해야될 게 많은데 제발 제자리걸음이 아니길 빈다. 세상이 바뀌길 희망하고, 힘쓰는 사람들에게 무력감을 주지 말자.
+) 책을 읽은 후에 자료들을 찾기 위해 검색중... 요즘 스마트폰의 보급과 무분별한 정보들이 난무하는 시대에 촉법제도를 악용하는 청소년의 비율도 간과할 수 없을 것 같다. 물론 이런 기사들도 청소년 혐오에서 나온 기사라고 생각하지만 참 없는 사실이 아니란 점에서 충격...ㅠㅠ 아이들을 교화 시키려는 제도와 시설에 많은 지원이 필요할 듯. 막상 정치인들이 지 주머니만 채우고 싶어하고 기득권에게 돈 주고 싶어서 안달난 놈들이 많다는 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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